탈북민의 개인정보는 안전한가 — 정보 유출 간첩 사건이 남긴 질문
지난 9월 4일, 서울중앙지법은 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는 2021년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탈북민들의 개인정보와 군 관련 정보를 넘긴 혐의를 받았고, 그 대가로 가상화폐 약 6억원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간첩 사건으로 짧게 소비되고 지나가기 쉬운 소식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탈북민 공동체가 오랫동안 마주해 온 위협의 구체적인 얼굴이 드러난다.
왜 하필 탈북민의 개인정보였을까.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 등 탈북민 단체의 활동을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맥락에서 탈북민 개인정보 수집은 단순한 첩보 행위를 넘어, 탈북민 개인의 신변과 북한에 남은 가족의 안전을 겨냥하는 동시에 탈북민 단체의 활동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목적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보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은 다시 한번 보여준다.
더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이 정보가 유출된 경로다. 텔레그램과 같은 메신저를 통한 포섭과 정보 이동은 국경도, 시차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탈북민을 돕는 개인과 단체가 보유한 정보는 생각보다 다양한 경로로, 생각보다 쉽게 바깥으로 흘러 나갈 수 있다. 이는 특정 개인의 일탈이나 부주의만의 문제가 아니라, 탈북민 관련 정보를 다루는 모든 개인과 조직이 함께 마주해야 할 구조적인 취약성이다.
넥사는 사람과 정보와 기술을 연결하는 일을 해 왔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그 연결이 양면을 가진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정보의 흐름은 단절된 목소리를 세상과 잇는 힘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가장 취약한 이들을 겨냥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 정보 접근권의 확대를 이야기하는 일은, 그 정보를 다루는 이들의 보호라는 책임을 항상 함께 짊어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판결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유사한 시도가 다시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탈북민 당사자와 이들을 지원하는 개인·단체가 스스로의 정보 보안 수준을 점검하고, 관련 기관이 모니터링과 교육을 병행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결의 힘을 믿는 만큼, 그 연결을 지키는 일에도 같은 무게의 관심이 필요하다.